돌이킬 수 있는
2024. 11. 4.

비극의 원인은 두 사람이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어떤 공통된 생각 하나 때문이에요. ‘세상 사람들도 나처럼 생각할 것이다.’



이 책을 만나서 감사하다. 학교 사람이 뒷표지도 보지 말고 읽으라 한 책. 절대 그 어떤 설정도 모르고 봐야 처음 읽을 때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라 자세히 서평을 남기기 어렵다. 이 뒤에는 줄거리 스포일러는 없으나 책 내용이 묻어난 나의 감상이 있을 예정이니 책을 읽기 전이라면 지금 당장!! 책을 시작하기 바란다. 아직 안 읽은 사람이 부럽다…….

이 책은 거대한 두 개의 싱크홀과 그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 우리가 일상 속에서 지켜나가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며 신기했던 건, 그 거대한 재난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과 지금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었다. 흡입력 있고 쫀득한 대사 덕분에 나도 그 사람들 사이에 스며든 것도 있고, 무엇보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보았을 질문들을 던지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인물들 중 누구의 곁에 설지 고민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과연 작품 속에서 진정으로 누군가의 곁에 선 인물이 몇이나 될지 고민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인간은 입체적이지 않은가.

사랑 없이 사랑을 말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이 보이는 보편적인 행동과 몸짓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디어를 많이 접하는 우리는 조금의 미묘한 변화만 있어도 사랑을 알아챈다. 그러나 사랑의 징조도 없이 어느 순간 “어라?“ 하게 만드는 건 이 작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억지스러움 없이 그 예고 없없던 감정이 처음부터 이 작품을 감싸고 있었다는 사실늘 깨닫는 순간, 이 책과 사랑에 빠졌다. 또 하나 좋았던 것을 덧붙이자면, 사랑이 모든 개연성과 서사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처음 읽는 부류의 대사와 묘사, 처음 보는 부류의 주인공, 몇 번이고 뒤통수를 치는 전개. 그리고 마지막 대사. 완벽한 책이었다. 해리포터 이후로 내가 다시 책을 계속해서 읽게 되는 계기로 자리잡을 멋진 책이다. 문목하 작가에게 세상에서 제일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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