𝘽𝙞𝙡𝙡𝙮: [𝙩𝙧𝙖𝙞𝙣𝙞𝙣𝙜 𝙝𝙞𝙨 𝙛𝙖𝙡𝙘𝙤𝙣] 𝘾'𝙢𝙤𝙣 𝙆𝙚𝙨!
[𝙬𝙝𝙞𝙨𝙩𝙡𝙞𝙣𝙜]
𝘽𝙞𝙡𝙡𝙮: 𝘾'𝙢𝙤𝙣 𝙆𝙚𝙨!

보고 나면 씁쓸해지는 영화가 있는데 이게 그 중 하나인 듯....... 내가 본 영화들이 대부분 해피엔딩이어서 그런지 이렇게 현실적인 영화는 오랜만이라 맘이 쓰렸다. 앞서 후기 쓴 'Billy Elliot'이랑 배경과 인물 설정이 많이 겹친다. 이 영화가 훨씬 전에 나오기는 했지만. 여기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도 빌리고, 형이 광부이며 가난한 가정에서 살고 있다. 주인공 빌리 캐스퍼는 주말마다 술 마시는 게 낙인 어머니와 형과 살고 있다. 영화 초반에 알람 끄는 장면부터 드러나지만 엘리엇과는 달리 캐스퍼네는 캐스퍼에게 일말의 애정조차 없는 느낌이었다. 어린애가 보호자 없이 세상에 뚝 떨어져 있는 느낌이 들었다. 선생이라는 사람들도 아이들에게 '라떼는'을 시전하면서 회초리 들고 윽박지르고 교장한테 자신이 봉변을 당할까 봐 죄도 없는 학생을 넘기고....... 빌리 엘리엇이 환상을 보여주었다면 이 영화는 현실을 아주 잔잔하고 담담하게 들이밀었다.
캐스퍼는 또래에 비해 왜소하지만 자기 할 말을 못하는 인물이 아니어서 좋았다. 자신보다 훨씬 몸집이 큰 형이나 친구들에게 할 말을 하고 도망칠 때는 제대로 치는 그런 친구였는데, 그럼에도 상처를 받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런 캐스퍼가 자신의 삶 속에서 단 한 가지 좋아하는 게 있다면 둥지에서 발견한 매 '케스'였다. 캐스퍼는 케스를 둥지에서 납치해 길들인다. 매를 길들이는 방법을 찾기 위해 도서관에 책을 빌리려고 하는데 사서가 손이 더럽다는 이유로 회원이 아니면 빌릴 수 없다며 막는다. 회원으로 등록하려면 보호자의 서명을 받아야 하는데 캐스퍼는 시도도 하기 전에 엄마도 형에게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책을 훔친다.
잘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캐스퍼는 케스와 함께하며 행복하다. 자신은 할 수 없는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일을 케스는 할 수 있으니까 그랬던 게 아닐까. 학교가 끝나자마자 매일같이 케스에게 가 하늘에 날리고 자신에게 돌아오도록 가르치는 것을 낙으로 삼는다. 그 과정에서 영어 선생님에게 깊은 속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하고, 늘 자신을 무시하던 반 친구들 앞에서 길게 매에 대해 발표하기도 한다. 하늘과 케스는 캐스퍼에게 희망이자 삶을 이어가기 위해 잠시 도피할 수 있는 은신처였던 것 같다.
그러나 감독은 우리에게 현실을 보여준다. 캐스퍼의 형 '주드'는 캐스퍼에게 "너도 결국 광산에서 일하게 될 거야" 라고 말한다. 캐스퍼는 그 사실을 부정하지만 우리는 어린아이를 취업시키기 위해 학교로 찾아온 공무원이 결국 '광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보게 된다. 빈곤의 되물림은 50년 전에도 지금도 여전하구나.
빌리 엘리엇을 보고 나서 이 영화를 봐서인지 나는 캐스퍼가 매를 길들이는 재능을 통해 무언가 사회적으로 이루고 악순환을 깨고 나갈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캐스퍼 때문에 화가 난 주드는 케스를 손쉽게 한순간에 죽여버리고, 캐스퍼가 울며 케스를 묻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의 결말은 좋지 못했지만 희망적으로 생각하고 싶었다.

이게 영화 포스터인데....... They broke his heart. But they couldn't break his spirit. 이 문구가 케스가 죽은 뒤에 캐스퍼가 엄마나 형처럼 무력해지지 않고 자신의 삶을 일구어나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믿으려고 한다. 안 그러면 내가 너무 슬프다.......
연출 포인트로도 신기한 게 많았다. 뮤지컬적 요소가 많았던 빌리 엘리어트와는 달리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적인 요소가 많다고 생각했다. 음악이 굉장히 서정적이었고 케스가 하늘을 나는 장면을 보여줄 때는 아주 긴 롱숏이 있었고....... 무엇보다 풋볼씬에서 한쪽 팀이 이길 때마다 자막으로 점수를 표시해 주는 게 방송 보는 기분이고 신기했다. 감독이 깨알 웃음 포인트로 넣은 느낌.
학교 퀴즈 아니었으면 몰랐을 것 같은 영화. 슬프고 씁쓸한 영화는 막상 보고 나면 좋아하면서 먼저 보는 일은 적어서....... 가끔 떠오를 것 같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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